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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상
2009. 3. 17. 15:49


내가 처음 음향기기를 접한 시점은 중학교 1학년때 였다.

친구들 사이에서 마이마이 같은 미니카세트를 가지고 있는 것은 대단한 자부심이었고

난 마이마이보다 조금 더 폼이 나는 소니 워크맨을 가지고 싶어서 안달이 나 있었다.

소니 워크맨을 보면 거의 훔치고 싶을 정도로 갖고 싶었고 심지어 테잎을 넣고 뺄때 생기는 소리마저

소니는 마이마이보다 폼이 나는 것 같았다.

자세히 어떤 이쁜짓을 했는지 기억은 안나지만 얼마 후에 소니 워크맨은 내 손에 들려있었고

그때부터 등하교 길은 물론이고 쉬는 시간 주야장천 테입은 돌아갔다.

그로 인해서 많은 노래도 알게되었고 음악이라는 삶의 윤활유에 대한 예찬을 하게되었던 것 같다.

지금도 다르지 않다.

군대에는 3보이상 승차라는 말년병장을 위한 우스갯 소리가 있지만

내 경우는 3분 이상 걸릴 거리이면 무조건 엠피쓰리를 챙긴다.

시간이 흘러 카세트에서 시디피로 시디피에서 mp3로 기계도 바뀌었고

듣는 음악의 스펙트럼도 보다 넓어졌다.

뭐 그렇다고 이런 블로그에 내가 듣는 음악이 이런거야 라고 시시콜콜 자랑질 하고 싶은 마음은 없고,

하고 싶은 말은 이거다.

오늘 문득 자전거 타고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귀에 뭔가를 듣고 집으로 오면서 들은 생각인데

"이제 음악을 듣고 싶을때 들어야겠다. "

짬이 나면 귀에 뭔가를 꽂고 있던 습관이 15년 정도 되다 보니

시시때때 음악을 듣게 되고

때때로 내 감정과 관계 없는 트랙들이 나를 괴롭히거나 혹은 무심하게 흘러갔다.

친구들과 킥킥대며 웃다가 안녕하고 헤어져 돌아가는 길에 포티쉐드 같은 노래를 듣는다거나

마음이 아픈데 레드 핫 칠리 페퍼스를 듣는다거나 하는 일은 실제로 감정에 많은 혼란을 준다.

그렇다면 그 무드에 맞는 음악을 들으면 되지 않소

라고 말 할수도 있겠지만

매순간 살아가는데 그렇게 많은 시간 음악이 필요한건 아닌 것 같다.

그리고 적당한 bgm으로 흘려버릴 정도의 음악이라면 그다지 듣지 않아도 무방하다,

3분에서 5분 정도의 트랙에 따라서 기분이 좌지우지 된다면 그것만큼 자괴감 드는 일도 드문 것 같지만

실제로 많은 시간 이런 작용이 반복 된다면 그것은 그 순간 자신의 감정을 명경하게 되돌아 보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한다.

음악이 영향력이 큰 매체여서 그런 것도 같고 말이다.

우스갯 소리지만 김동률 같은 다장르를 추구하는 아티스트의 앨범을 첨부터 끝까지 들으면

양념을 많이해서 맛이 없어진 찌게를 먹는 기분이랄까... 사실 뭘 들었는지 기억도 안난다.

내가 mak ear 라서 그런가 ㅎㅎㅎ

뭔 씨도 안먹히는 이야기를 계속 지껄이나 싶겠지만

음악을 듣는다면 이제 특별한 시간에 시간을 내어 듣고 싶고

기분이 특별히 좋다거나 나쁜날엔 듣고싶지 않다. 라는 말이다.

거 참 별거 아닌데 어렵게 말하네 그랴...


Posted by bass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