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에 부쳐

2011. 5. 18. 02:44

5.18에 직접적으로 관련지어지지 않았지만 나는 광주에서 태어난 이유로

오늘이 되면 많은 영상들을 끄집어 내고 슬퍼하고, 고마워 한다.

그 동안 5.18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변화를 지켜봐왔고 또한 관련된 인물들의 추락과 상승, 매도와 조명을 간접적으로나마 증거해 왔다.

광주 민주화 항쟁에 대해 많은 담론들이 존재하고 그 무게가 학술적 혹은 정치적 요구에 따라 달리 무게지워져, 관념 혹은 프로파간다로

입맛에 맞게 재단 되어가는 상황속에, 오월의 그 날 도청을 지켰던 혹은 지지를 보냈던 모든 광주 시민들의 얼굴들은 어땠을까 상상해 본다.

민주라는 관념을 부여잡고 광주는 역사속에 어느정도 자리잡혀 가는 듯 보이지만 정작 그들의 얼굴은 퇴색되어지고

생전에 들어보지 못한 수식어들이 얼굴에 새겨진 채 일그러져 가고 있다.  

아직도 인터넷엔 오월에 관한 기사 혹은 광주 자체에 대한 기사가 올라올 때면

어김없이 빨갱이 소리가 판을 치고

정치인들은 그들의 얼굴을 구겨 목구멍에 쳐 넣고 그들의 눈물과 피를 자신의 것인양 부르짖으니

초딩은 부화뇌동 하고

학자들은 교만하며

정치인들은 표리부동 하다. 여.전.히 

나는 개인적으로 5.18이 어떤 체제에 대한 비판과도 관계맺어지는 것이 싫다.

역사로 기억되더라도 그것이 동학 혹은 일제 해방운동들과 연관지어졌으면 좋겠다.

현실 민주주의에 대한 정의를 차지하고라도

광주는 그 관념을 가뿐하게 초월해 버리는 원초적 실재이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부조리가 싫었던 우리 아버지들

길거리에서 피흘리며 맞아 죽어가던 아들내미들이 불쌍했던 우리 어머니들

버려지고 핍박받고 왜곡당하던 땅에서 사는 것이 지쳤던 우리 삼촌들의 머릿속에서 희미하게 존재했던 관념들은

돈으로 썩어가는 힘 잃은 민주라 불리웠던 껍데기들 보다

더 힘있고 더 선명하고 더 민주적이다.



그들이 살아낸 80년 오월의 하루

언젠가 나도 그 하루를 살아내야 하지 않나 싶다.









Posted by bassa